연인관계로 발전하지 않으면 실패한 관계가 되어버리는 인간관계들, 나이 먹고 친구가 없는 사람들
우리나라는 뭐든지 최고, 1등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만들어진 시스템 안에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면 성공(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공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은 자체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국외 자본에 의해서 성장 동력을 얻은 국가였기 때문에 이러한 주입식 메커니즘이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생관 전체에 걸쳐서 같은 맥락의 '가장 이상적인 루트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자리 잡고 있다.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 여자라든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남자라든가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사람들은 좋아하는 이성을 반드시 '쟁취'하는 승자가 되기 위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경쟁을 한다. 왜냐하면, 쟁취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에게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손실이 되어버리니까.
그렇게 치열하게 여러 남자와 여러 여자들이 만나서 깊은 관계가 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1등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성을 쟁취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한다.
그렇게 치열하게 다투다가 나이를 먹고 깨닫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연인 사이'를 통한 '부부 사이'가 이성과의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결론이었을까? 혹시, 그런 대중심리에 입각한 최상의 루트를 따라가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면서도 소울메이트가 되는 길은 없던 걸까.
좋아하는 이성과 소울메이트가 되는 길, 그러니까 성관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관계를 유지하는 길은 정말로 불가능했던 것일까.
나는 그 후회를 여자들은 대체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하고, 남자들은 4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한다는 것을 지켜봤다. 치열하게 다투다가 남자를 얻은 여자라고 하더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 그 사람과의 관계를 그런 식으로 끝내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이었는지에 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물론, 누구나 이성 간의 소울메이트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서적 수준이 매우 높은 단계에 도달한 사람만이 이러한 방향성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이 소울메이트 이성과 성관계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은 그 행위가 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선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가끔 보면, 인터넷 방송을 하는 여자들이 '여사친'은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래? 그러면 그 방송을 보는 남자들이 전부 그 여자 방송인을 '여자 친구'라고 봐주길 바라는 건가? 실제로 그 여자 방송인들은 자신이 '여자 친구'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여사친은 없다는 논리를 펼친다. 상당히 기괴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남사친이 많다. 주위에 사람 자체가 많은 것이다. 그들은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보 교류를 할 것이고. 결과론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유리한 입지를 장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나는 많은 잘나가는 여자들이 '여사친은 없다'라고 주장하는 행동에 관해서 긍정하는 것을 보면서 흥미가 들 때가 있다. 그 행동 자체가 잘나가지 못하는 여자들을 고립시키는 행위에 가깝다.
'그딴 년이 여자 친구인 거 보다 내가 여자 친구인 게 좋잖아?'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가.
50살이 넘으면 주위에 친구라는 게 없어진다. 돈이 없다면, 완전히 기피하기도 하며, 친족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50대가 넘어도 지인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서로를 연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아웅다웅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의 인생을 존중하면서 함께 천천히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그런 사이이면서 오히려 서로 의지를 하면서 살아간다. 난 그게 더 행복해 보였다. 물론, 그들 중에서는 연인이 되는 경우도 있고 친구로 남는 경우도 있다. 어느쪽이든 난 그들이 부러웠다.
인생은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버림받는다. 강하지도 않은 내 곁에서 나를 존중하면서 머무는 사람이 있다면 그저 감사할 뿐이다. 나는 항상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돈이 충분하지 않으면 인생을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그래도 나이가 어리니까 괜찮다는 '사회적 평가 보류' 상태로 머물러 있지만, 3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다급해지고, 자신을 더 사회적 기준에 완벽하게 비교하면서, '1억도 못 모은 스스로'를 가치 없는 인생으로 여긴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빚이 자산보다 많은 30대 후반의 여자 혹은 남자로서 인간관계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부모를 잘못 만나서 재산을 모으지 못하고, 심지어는 착취당하거나 학대를 피해서 도망 다니는 사례도 있고, 열심히 모은 돈을 투자나 사업 실패 같은 이유로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일들도 허다하다. 그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사랑받지 못하게 됐다는 결론에 근거해서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스스로를 망가트리고, 결과적으로 더 매력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려서 많은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을 인내하면서 망가진다. 난 그게 너무 슬프다. 30대 중반도, 40대 중반도 50대가 돼서라도 난 사랑 받고 사랑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를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난 투박한 모습만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고 많은 것을 이해했기 때문에 20대에 하지 못했던 더 섬세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30살이 넘은 사람들이 20대 초반처럼 버튜버 활동을 해도, 진짜 20대가 밀려버리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질적인 것을 먼저 채워야 정서적인 만족이 따라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본 사람들은, 그러니까 50대 이상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 사람들은 일관되게 후회하고 있었다. 차라리 돈을 덜 벌더라도 의미 있는 정서적 관계에 관해서 더 공부할걸이라는 후회도 항상 따라다닌다. 난 그 사람들의 이야기도 기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그게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