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뒤에서 담배 피우는 두사람 리뷰, 사회적 나이 차이를 넘어선 존경과 사랑의 가능성에 관해

 나이 설정이 좀 과도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한국에서도 일상적으로 보게 될 현실 집약적 스토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작중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사키는 45세, 야마다(가명은 타야마)는 24세다. 무려 20살 정도 차이다.


현실적으로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판타지스러운 느낌이긴 하지만, 40대 남자의 로망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이해가 됐다. 그런데 20대 중반 여자 중에서도 '무해하고 성실한 남자'에 관한 동경의 영역이 40대 중반까지 확장이 가능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1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를 보면 이렇다.


하청업체 수준의 블랙기업에서 영업직 사원으로 근무하는 사사키는 퇴근할 때 자주 찾는 슈퍼마켓 점원 야마다상에게 힐링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도 야마다상이 근무하는 슈퍼마켓에 찾아갔지만, 그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실망하게 된다. 사사키는 흡연하려고 담배를 꺼내 물었지만 슈퍼마켓 앞은 '금연구역'이다. 그는 흡연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슈퍼 뒤에서 어떤 여자가 손짓하며 부르는 것을 보고 다가가는데, 그 여자는 자신을 '타야마'라고 했다. 야마다와는 아예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타야마는 야마다에 관해서 사사키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은근하게 물어본다. 사사키는 '마음대로 힐링하고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라고 한다. 그러자 타야마는 그 자리를 지켜달라고 하는데, 사실 타야마와 야마다는 동일 인물이다. 스타일을 바꿔서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것.


이 작품에서 정말 흥미로운 건 '야마다'에게도 '사사키'가 힐링이라는 것이다. 지긋지긋한 위험한 남자들 사이에 있는, 맑은 영혼을 가진 남자로 보이는 것이다.


나는 이 작품에서 야마다의 성격에 관해서 진지하게 분석해보려고 했다. 그녀는 아마도 ENTP이면서 애니어그램 1번 유형일 것이다. 그러니까 완벽주의자 성향이라는 의미다. 현실에서도 이런 여자들은 대체로 '외모의 완성도'에 관심이 많다. 게다가 타인을 바라볼 때 성적 매력이 정서를 지배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체로 적당히 친하게 지내는 남자들과 연애 대상으로 보는 남자를 명확하게 구별하는데, 그들이 남자를 볼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은 '존경할 만한 존재'인지 여부다. 여기서 '존경'의 기준은 의외로 돈이 많고 적음의 상태보다는 얼마나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지의 여부와, 어딘가에 종속되지 않은 스스로의 철학적 관념이 얼마나 깊이가 있고 매력적이면서 평화로운지를 본다.


난 현실 세계에서 아주 예쁘고 일을 열심히 하며,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아 접근하는 남자를 기분 나쁘지 않게 몰아내는 처세술에 능하지만 정말 호감이 가는 남자에게 말을 잘 못 거는 여자를 본 적이 있다. 작품에서 나오는 야마다와 매우 비슷한 느낌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잘 못하는 부분을 철저하게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심지어는 관심이 있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 계속 스타일을 바꾼다거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이었다. 그 호감이 있는 남자가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반응을 끌어내려고 노력을 한다.


그 성향의 여자는 작품에서 묘사하는 것과 정말 비슷했다. 난 현실에서 그녀를 본의 아니게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게 설령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임하고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난 이 작품에서 나오는 '야마다'라는 캐릭터가 실존하는 사람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실제 인간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작품에서 나오는 사사키도 현실에서 간혹 존재하는 부류의 사람이었으나, 그 사람이 여자들에게 호감이라는 것에 관해서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비슷한 사람이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의 관심을 받는 것은 봤었다. 다만, 나이 차이가 이 정도로 나는 데도 정말로 작품과 같은 로맨스가 발생할지 여부는 정말 모르겠다. 세상 일은 모르는 거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는 존재할 것이다.


난 이 작품을 찾아서 쭉 봤는데, 그냥 계속 정주행해도 괜찮겠다 싶은 작품이다. 넷플릭스 애니가 나오는 주기가 좀 느린 것 같아서 아쉽지만, 그래도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대로 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이기는 해도 꽤 괜찮은 수준의 로맨스 코미디다.


이 작품은 연령이나 성별 관계없이 추천하고 싶다. 남성향이기는 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여성향도 섞여 있는 느낌이다. 40대 남성에게는 판타지를 자극할 만한 요소가 많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에게는 불쾌하게 다가가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호불호를 많이 타는 작품으로 분류하는 게 적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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