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에서 관찰한 30대 남녀의 관계와 심리

 나는 여러 형태의 남녀관계를 꾸준히 지켜보며 30대 중반 이후 여성들이 남성 전체에게 분노하는지, 아니면 특정 그룹에 분노하는지를 관찰했다. 쿠팡에서 틈틈이 일하면 운동도 되고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데, 그곳에서 30대 중반 이후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어떤 취급을 받는지, 반대로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쿠팡 물류센터는 여러 인간 군상, 특히 30대 이후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 다양한 경험이 가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30대 여성들이 남성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다만 '성적 만족이 전부'라는 수준에서 성장하지 못한 남성을 싫어하는 것뿐이다.


그 태도를 30대 중반 이후 여성들은 아주 예민하게 파악한다. 20대 여성들은 상대 남성이 '성적 만족'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척 연기하면 속는 경우가 더러 보이지만, 30대 이후부터는 대체로 속지 않는 모습이다.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대체로 '여자친구'나 '와이프'가 없는 남성들 중에서 30대는 물론 40대까지도 예쁜 여성에게 '성적 관심'을 대놓고 표출하는 경우가 있었다. 마치 영역 표시를 하는 것처럼 보였고, 어떤 남성이 예쁜 여성의 개인적 영역에 몰래 진입하려고 하면 다른 남성들도 기회를 엿보는 듯했다. 마치 배설을 위해 화장실을 찾는 듯한 그 감각이었으니, 이런 경험이 있는 30대 여성들이 남성에게 적개심을 가질 만했다. 그렇다고 모든 남성에게 적개심을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안면이 있고 어느 정도 대화를 해본 여성이 그런 상황에 놓이면, 의도적으로 '내 영역이니 접근하지 마라'라는 비언어적 '남성 언어'를 사용하곤 했다. 그 여성들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모종의 이유로 물류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이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체로 나를 편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씨익 웃으며 내가 쓰던 자키를 가져가거나 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흔했는데, 아마 내가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과 대화를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스스로를 '성적 만족의 도구'가 아닌 '정서적 가치를 지닌 인간'으로 제대로 평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난 그 여성들의 행동이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그들이 나를 진지하게 존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건 사회적 통념상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식의 잘못된 메시지로 작용될까 봐 경계하는 것일 테니까. 그건 사회적으로 위험 요소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난 여전히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능한 한 모든 정상적인 사람을 존중하며 근무했다.


정말 흥미로운 사실은, 반대의 사례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키가 작고 일을 못 하는 남성을 향한 여성들의 적개심도 상당했다. 짜증은 당연했고, '존재론적'으로 무시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였다. 여성들은 남성의 겉모습 중에서도 특히 어깨와 등 같은 상체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에 대한 취급도 명백했다. 상당수 여성은 키가 작은 남성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정리하자면, 여성을 화장실 정도로 여기는 남성은 분명 실존하며, 생각보다 많다. 그와 똑같이 '남성을 도구로 여기는' 여성도 존재하지만, 그들은 여성들 사이에서 심각한 저항에 직면하는 것 같았다. 여자들도 매력적인 여성들을 좋아하고, 여자들끼리의 생존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하며 때로는 잔인할 정도니까.


나는 여러 상황을 진지하게 관찰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남성이 여성을 육체적으로 차지하려는 욕구가 일그러져 '강제성'을 띠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처럼, 여성의 정신세계가 일그러진 경우에는 상당한 수준의 집착이나 소유욕, 통제욕이 동의하지 않은 남성을 향하는 경우가 있었다. 남성은 그 여성을 연인으로 인지하지 않는데, 여성은 이미 그 남성을 자신의 연인이나 남편으로 취급하며, 남성이 그것을 거부하면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거나 남성이 다른 여자, 혹은 귀신의 꼬임에 넘어갔다고 믿는 경우도 있었다.


난 여자가 좋아하는 남성을 남몰래 사랑하며 성적 만족을 꿈꾸거나, 남성이 그렇게 하는 것에 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스스로의 성욕을 다스리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만족을 위해 타인을 파괴하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



여자는 정서적 상호관계를 우선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게 '성적 욕구'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뇌 구조적 현상이 일상에서도 여러 번 목격됐다. 그런데 남성과 다른 명확한 점은, 어떤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매우 쉽게 변한다'는 부분이었다. 남성은 예쁜 여자와 '성적 관계'를 원한다는 개념은 절대 불변이지만, 여성은 남성이 주는 정서적 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걸 그 남성이 걸어온 인생의 궤적으로 이해하는 것 같았다. 매력적인 여성들은 그걸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났다. 그것이 여성의 입장에서 '성적 만족'을 주는 핵심이었으며, 신체적 성욕은 그 연장선에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사람을 보면, 특히 눈을 바라보면 너무 많은 정보가 내 두뇌로 스며든다. 때로는 별로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알게 된다. 하지만 눈을 아예 피하는 것은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 내가 본 남녀관계에서 더 나은 방향을 찾아보려 한다. 내 진심이 눈빛에 담긴다면, 내가 좋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 테니까.


뭔가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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